학술적 글쓰기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의 글을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학술적인 글쓰기를 한마디로 특징짓자면 비판적 글쓰기라고 하겠다. 비판적인 글쓰기는 비판적인 읽기와 비판적인 사고하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김영정 외 2003).
비판적 사고의 특징
비판적 사고에 대한 연구 전통은 인간 사고가 그 자체로 놓아두었을 때 종종 편견, 과도한 일반화, 일상적 오류, 자기기만, 생각의 편협함 쪽으로 이끌린다는 우리의 인식, 즉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힌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비판적 사고 전통은 이러한 사고의 '오류, 실책,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고의 과정에 대한 이해와 지성의 훈련을 추구한다. 그 전통은 훌륭한 추론을 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곧바로 그 목표를 지향하는 교육과정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한상기, 2007).
비판적 사고란 생각을 더 잘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동안 생각에 관해 생각하는 사고이다. 비판적 사고는 서로 얽혀 있는 세 국면을 포함한다. 즉 비판적 사고는 생각을 분석하고, 평가하며, 개선한다(Richard Paul, 2006). 김희정과 박은진(2008)은 비판적 사고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첫째, 어떤 주장을 적극적으로 더욱 깊이 폭넓게 이해하려는 것이다. 둘째, 추리, 즉 이유를 근거로 한 합당한 사고이다. 셋째, 어떤 주제나 주장에 대해 능동적으로 분석하고 정합하며 평가하기 위한 사고로, 의식적이고 반성하는 사고이다.
체육학 글쓰기의 핵심
우리가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마도 글쓰기를 학교에서 배워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교양 국어나 전문작가들이 하는 공통된 말이 있다. 많은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글쓰기에서 상식이다. 상식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하여 걱정하게 된다. 걱정만 하지 말고 일단 무엇이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에서 교양 국어 시간에 배우지만 그것은 이론교육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글쓰기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도 대학과 대학원들은 글쓰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와서 글쓰기 교육이 필요성을 인정하여 여러 대학에서 글쓰기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글쓰기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글쓰기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이다. 자신과 글쓰기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해도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시작해 보지도 않고 걱정이 앞서는 경우라고 하겠다. 글 쓰는 방법만 배우면 연구 도구로서 자기 생각과 주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통계를 배우는 것은 써먹기 위함이다. 글쓰기도 역시 기초를 충실하게 배워서 써먹기 위해 배워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잘 쓰기만을 바라고 있는 형국이다.
체육학 글쓰기
체육학 글쓰기와 다른 인접 분야의 차이를 가진 것은 체험이라는 부분이다. 체육 현장에서 체험한 사실들을 가지고 연구자가 반성적 차원의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서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수많은 스포츠 체험은 기록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만다. 물론 개인의 강한 추억 속에 남아있겠지만 그것을 언어로 표현한다면 스포츠의 정상과 진리를 좀 더 접근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책은 운동기능과 연습만을 강조하는 책들이다. 이런 책들보다는 한 개인이 스포츠에 참여하게 되는 순간부터 일정한 숙달까지 행하는 과정을 일인칭 관점에서 운동일지를 쓰게 되면 그 자료는 질적 연구의 1차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스포츠 체험을 간접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책으로 출판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나는 "쓰기 스포츠"의 발견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스포츠는 하는 것과 보는 것 이외에 읽는 것에 머물지 않고 쓰는 스포츠도 있다는 것이다. 글 쓰는 과정에서 스포츠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그 결과로 읽는 스포츠 역시 가능하다. 글 쓰는 사람이 없다면 읽는 스포츠는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글쓰기를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은 사고력이다. 체육학 전공자들은 체력은 강하나 지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 말도 개인차를 무시한 편견이 개입된 말이라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다른 분야보다는 사고력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 떨어지는 부분을 글쓰기를 통해서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은 한 개인의 종합적인 지적 능력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논리적 체계성과 구성력, 상상력, 창의력, 표현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훈련을 반복하는 것처럼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머리를 괴롭히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그 연습은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지속해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논리력도 얻게 되고, 사고력도 가지게 된다.
어느 순간에 글쓰기에 대한 내공을 쌓게 된다. 하루아침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연구논문을 써보고 학회지에 투고하고 자신의 논문이 무엇이 문제인지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서 수정하고 다시 고쳐서 학회지에 게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지속해서 체육인문학자 혹은 연구자로서 자리를 형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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