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상의 정의
심상이란 실제로 수행해야 할 해동을 머릿속에 그려보거나 과거의 행동을 다시 머릿속에 떠올려 상기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미지 트레이닝, 이미지 메이킹, 멘털 리허설, 멘털 트레이닝이란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심상은 경험을 통해 저장된 정보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의미 있는 형태로 그리거나 만드는 과정이다. 심상은 머릿속으로 기술이나 시합 장면을 리허설하는 형태로 실제의 감각적 경험(느낌·보기·듣기 ·만지기)을 느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큰 에너지 손실 없이 끊임없이 반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키 포인트
운동선수들은 심상을 통해 긍정적인 수행이나 기술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볼 수 있고, 수행해야 할 새로운 동작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신체 훈련과 달리 한계를 가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심상의 과정에는 가능한 한 많은 감각이 동원되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은 시각 · 청각 · 촉각 · 후각 · 운동감각 등이 있다. 운동감각을 활용한 심상은 신경과 근육의 신체 반응을 실제 훈련과 유사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므로 경기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상 훈련을 할 때 당신이 어떻게 샷을 하는지 봐야 할 뿐만 아니라 당신의 손을 통행 임팩트순간을 느껴야 한다." 이것은 우즈가 다양한 감각을 동원해서 심상 훈련을 하였다는 것을 말해 준다. 다양한 감각을 사용한 심상은 정신적으로 더욱 생생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실제 행동을 할 때 느끼는 감각과 동일하게 상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의 배팅을 예로 들어 다양한 감각들이 심상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자. 먼저 당신은 시각을 이용해서 투수가 던지는 공이 홈플레이트로 다가오는 것을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운동감각을 사용하여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적절한 순간에 체중 이동하고 배트를 정확하게 휘둘러야 한다. 그리고 청각을 사용하여 정확하게 공이 배트에 맞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한 촉각을 사용해서 공과 배트가 맞닿으며 생기는 진동을 순으로 느껴야 한다. 마지막으로 후각을 사용해서 야구장 잔디 또는 주변의 신선한 냄새를 느낄 수 있다.
효과적인 심상을 위해서는 감정 상태가 활용되어야 한다. 좋은 감정을 생각해 내고 나쁜 감정을 떨쳐버리는 심상은 실제 감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조 선수인 진혁이는 자꾸 고난도 기술 시연에 실패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라 결국 자신감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심상 훈련을 통해 정신적으로 그 동작을 연습해 보고, 간혹 성공했던 과거의 좋은 기분을 반복적으로 떠올렸다. 결국 진혁이는 자신감이 다시 향상되었고, 기술 성공률도 전보다 높아졌다. 또한 실수가 발생하였어도 자신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어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
커핑과 윌리엄스는 다수의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해서 심상 훈련의 다섯 가지 중요한 특성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감각의 양식 : 심상에 사용되는 감각들(청각·시각·촉각·후각·운동감각)
② 시각 : 시각적인 관점(1인칭 시점 또는 3인칭 시점)
③ 각도 : 3인칭 관점에서의 관찰 각도(위·측면·뒤·앞·아래)
④ 주체 : 심상 과정에서 동작 수행을 하는 사람이 자신인지 아니면 타인인지
⑤ 신중함 : 자발적 참여와 몰입의 정도
2. 심상의 원리
라이벌의 발차기보다 더울 빠르게 차고, 자신의 한계보다 높게 점프하여 슛을 던지고, 상대의 강한 테니스 서브를 맞받아치는 생각들이 실제 운동수행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억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정보는 실제 상황에서 얻는 정보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마크스에 따르면 심상을 통한 자극과 지각은 실제 상황에서의 자극 및 지각과 질적으로 매우 유사한 상태를 가지고 있다.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다섯 가지 주요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심리 - 신경근 이론
카펜터는 심리-신경근 이론을 적용해서 심상의 효과를 체계화하였다. 선수들은 심상을 통해서 팔이나 다리의 근육과 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다. 특정한 동작을 머릿속으로 그리면 실제로 그 동작을 수행하는 것과 동일한 유형의 신경근 활성화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다리 재활 훈련이 필요한 선수가 누워서 눈을 감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근력운동을 상상하기만 해도 실제 수행과 같은 신경근의 활성이 나타난다. 비록 심상을 통한 신경근의 활성화 정도가 실제로 수행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발생할지라도 동일한 패턴의 자극이 주어지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있다.
2) 기호 학습 이론
새케트는 기호 학습 이론을 제안했다. 학습자는 심상을 통해 새롭게 배워야 할 기술들을 머릿속에 그려봄으로써 기술에 대해 익숙함이 생긴다. 익숙함은 실제 동작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태권도 겨루기 선수가 상대 선수의 움직임과 발차기 패턴,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심상 훈련을 통해 이를 지속해서 접해 보았다면 실제 시합 시의 유사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3) 생체정보 이론
랭이 제안한 생체정보 이론은 심상을 통해 뇌에 저장된 과제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음을 가정한다. 이 이론은 자극-과제와 반응-과제라는 두 가지 요인을 가지고 심상의 생체정보 원리를 설명한다. 자극-과제는 외부로부터 선수에게 주어지는 특정한 상황(자극)을 상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권도 겨루기 선수는 전략을 설명해 주는 감독, 나와 맞붙어야 할 선수, 겨루기 코트, 심판, 응원해 주는 사람 등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반응-과제는 주어진 상황(자극)에 대한 자기 신체-심리적 반응을 상상하는 것이다. 겨루기 코트의 상태를 발로 느껴보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의 함성에 따른 심박수의 증가, 상대방의 몸통을 가격하여 느껴지는 타격감 등이 이에 해당한다.
효과적인 심상을 위해서는 위의 두 가지 요인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 단순히 외부로부터 선수에게 주어진 상황(자극-과제)만을 상상하는 것은 자신의 내적 활성화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에 신체적인 느낌(반응-과제)들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4) 트리플 코드 모델
아센은 심상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트리플 코드 모델이라고 한다. 첫 번째 요인은 바로 심상 그 자체다. 아센에 따르면 "우리가 실제 세상과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처럼, 심상은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여 가상의 세계와 우리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 요인은 신체 반응이다. 심상은 신체의 심리 · 생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마지막 요인은 심상이 가지는 의미다. 아센에 따르면 모든 심상은 선수에 따라 다른 의미로 나타난다. 즉 두 선수가 같은 심상 훈련을 하더라도 각각 서로 다른 이미지와 의미를 만들어 낸다. 이와 관련하여서 한 가지 사례가 있다. 머피는 피겨 선수 두 명에게 '심호흡하고 집중하며 밝게 빛나는 에너지를 상상해 보고, 이를 몸 안으로 흡수해 보자'라고 지시하였다. 한 선수는 밝게 빛나는 에너지가 자기 몸 안으로 들어가 자신과 동화되는 상상을 하였다. 반면 다른 선수는 밝게 빛나는 에너지 때문에 앞을 볼 수 없어 결국 넘어지는 상상을 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아센이 트리플 코드 모델에서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심상 훈련이 선수들 개인에게 의미 있는 심상이 되도록 격려해야 하고, 실제 상황과 유사한 심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5) 심리적인 설명
심리적 설명 또한 심상의 효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상은 최적의 각성 상태에 도달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주의-각성 세트 이론과 관련이 깊다. 선수는 최적의 각성 상태에 도달하면 수행과 관련 없는 단서를 무시하고 관련된 단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심상은 최적의 각성 수준을 만들고, 적절한 단서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수행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수행에 필수적인 심리 요인(자신감·불안·집중)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돕는다.
태권도 품새 선수인 정현이는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과도한 긴장 때문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결국 우승을 놓쳤다. 정현이는 과거의 실패 경험과 긴장감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시합장에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하기, 성공할 수 있다는 혼잣말하기, 심상을 통해 실패 경험을 성공 경험으로 바꾸기 등을 연습하였다. 정현이는 더 이상 떨지 않고 시합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성공 경험에 집중하는 심상, 시합에서 이기는 심상, 성공 기술 심상, 기분이 좋아지는 심상은 선수가 심리·신체적인 측면에 주의집중과 통제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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